asthma

 

 

 

 

 

 

 

작년에 추가로 얻은 병... 천식.

 

난 뭐 병약하고 여리여리한 사람만 걸리는 병인 줄 알았는데

100명 중 5명이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환이랜다.

 

 

 

 

 

첫 증상은 3, 4년전 쯤부터

봄, 가을 밤에 기침하느라 잠을 못 자는 것부터 시작했음..

 

 

하도 자면서 기침을 하니까

옆방의 엄마가 자다 깨서 너 감기 걸렸니? 약 좀 먹고 자라..할 정도

주변 사람들이 기침 심한 걸 먼저 알아챘다.

 

 

사실 심각한 줄 모르고 그냥 좀 지나면 잠잠해지고,

다음날 딱히 감기스러운 증상도 없으니

(천식은 밤에 증상이 악화된다. 낮엔 증상이 전혀 없을 수 있음)

원래 집먼지 알러지가 심했어서 이불 안 빨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이불빨래 열심히 하고 이불속에서 기침하고 물 마시다가 자곤 했음..

 

 

근데 최근 2,3년동안 환절기마다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기침이 발작적으로 찾아왔다.

기침이 안 멈추니까 숨막히는 기분이었고

그때 쯤부터 자면서 색색거리고 잔다는 얘길 들음.

 

 

모든 게 천식을 가리키고 있는데 전혀 모른 채로 살아감..

왜냐면 24시간 중 20시간 정도는 증상이 없었으므로

 

 

그러다 코로나시국 쯤

엄마의 권유로 동네에서 용하다는 병원 좀 가보라고

하도 등떠밀어서 가서 여러 검사를 했다.

 

 

솔직히 천식 진단받기가 동네병원에선 쉽지 않음.

폐기능 검사, 기관지 기능 검사같은 걸 해야하는데 동네병원엔 있지도 않고...

엑스레이 결과 이상없음, 감기 아님, 죽을것같은 기침도

낮에 의사선생님 앞에선 안나옴..

그런데 선생님은 그 증상만 듣고 바로 천식을 판단하셨다.

그날 처음 흡입기 사용법도 배움..

 

 

 

듀오레스피 스피로맥스 라는 약이고

[질병조절제] 라는 분류에 속하는데,

30회 정도의 양이 들어있고 꾸준히 매일 같은 시간에 사용해야 한다.

나는 밤에 잠 자기 전에 흡입하고 입을 헹구고 잠.

왜냐하면 이게 칸디다균 감염 가능성이 있어서

쓰고 입안을 헹구지 않으면 구내염이 잘 생김.

 

 

한 두번 정도 더 받아다 쓰다가 귀찮아서

(여름이 되어서인지 약을 써서인지 증상이 호전됨)

더는 타러 가지 않았다....

 

 

그리고 1년 정도가 지났다..

 

 

 

 

 

그 사이 새로운 운동도 시작했고,

기회가 되어 다이빙 자격증도 땄다.

 

 

그때는 몰랐죠..

다이빙시 사용하는 공기통 속의 건조한 공기가 그렇게나

기관지에 해로울 줄...

다이빙 하고 나면 목과 폐에 부담감이 살짝 느껴졌음.

 

 

또 어느 가을밤, 습도가 20% 언저리 바닥을 치던 때

미친듯한 기침발작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사용기한이 짧은 약제라 버려야 하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듀오레스피를 어디서 찾았는지

꺼내서 사용해봐도 호전이 안 됐다.

 

 

증상조절제인 듀오레스피는 꾸준히 흡입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띄엄띄엄 생각나면 흡입하고, 아님 말고 식으로 살았으니

그동안 계속 조금씩 악화되고 있는데 몰랐다.

 

 

감기가 걸리거나, 건조한 공기를 갑자기 흡입하면

목이 콱 조이는 느낌이 나면서 사레들린 것처럼 기침이 나왔다.

특히 호텔이나 공공시설의 에어컨 공기가 치명적이었다.

에어컨 바람 때문에 기침이 나서

폭염이라도 실내에서 나와서 습한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게 훨씬 나았다.

바로 기침이 멎었으므로...

이젠 밤이 아니라 낮에도 기침발작이 오기 시작함...

 

 

그나마 목에 뿌리는 프로폴리스 스프레이가

약간은 증상을 완화해주는 듯해서 어디 놀러가면 꼭 휴대했다.

밤엔 한 5번씩 뿌려서 목구멍 지지고 자는 게 습관이 됐다.

그마저도 자다가 깨는 건 막아주지 못했다.

그래도 자기 전에 뿌리면 잠시간은 기침발작이 멎었었다.

그도 오래가진 않았다...

뿌리고 괜찮겠지, 하고 자면 어김없이 새벽에 기침으로 깼다.

*프로폴리스는 약이 아닙니다..

 

 

 

결국 친구들과 대만 여행을 가서 기침발작이 최고조에 달했다.

무더운 여름이고 습한 타이베이 날씨에도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공항에선 카메라로 보고 있다가 붙들려 체온 검사도 받았다.

천식 기침이었지만 당시엔 그런 줄도 몰랐으므로

설마 감기 아닌데...했다.

 

 

대만 여행에선 4명이 큰 호실을 함께 썼는데

내가 기침으로 어마무시하게 민폐를 끼쳤다.ㅠㅠ

같이 자는데 계속 누가 기침을 하면...

옆사람이 잘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잘 잤다고 내 걱정해준 칭구들아 정말 고맙다..

게다가 관광지에 가서도 계속 기침이 멎지 않아서

눈물범벅에 얼굴 시뻘개져서 기침이 멈출 때까지 친구들이 기다려줬다.

 

 

돌아오자마자 병원에 갔고, 여행 가기 전에 미리 받았으면 좋았을

[증상완화제]를 받았다.

 

 

 

 

벤토린 에보할러

aka 천식환자들의 구원자

 

 

거짓말 같았다.

기침발작이 두 번쯤 반복됐을 때 이걸 흡입하면

무향무취인데 씻은듯이 증상이 사라졌다.

 

 

도대체?이걸?왜?이제야????

라는 물음이 뇌리를 떠나지 않음...

 

 

진짜 마법같음...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그 모든 고통의 시간이 다 천식이었구나.....

 

 

 

 

 

 

 

새로 받은 질병조절제 렐바는 생긴게 조금 다르다.

듀오레스피 스피로맥스와 거의 같은 성분이고 사용법도 똑같다.

최대한 힘껏 들이마시고 1분 정도 참은 뒤 입 헹구기임.

요즘은 렐바100엘립타를 계속 까먹지 않고 사용중이다.

지금 카운트 3번 남아서 빨갛게 뜸...

10회 이하 남으면 뜨는데 병원가서 새거 받으라는 뜻이다.

 

 

 

벤토린을 사용하면.. 한순간에 증상이 확 사라지는데

또 이걸 너무 자주 썼더니 선생님이 혼내심...

이렇게 살다간 내성 생겨서 중증된다고..

응급시에만 사용하라고 하셨는데

아니 그 응급이 자꾸 찾아오는데 어덯하라고요..

1일 1회만 사용할 수 있게 천식증상을 조절하는 게 목표다.

이걸 쓰는 건 초응급으로 숨 못쉴 때만이라고 혼났다.

평소에 관리하고 살아야 죽을때까지 산다고..

 

 

천식이 생긴 후 감기 딱 한 번 걸려봤는데

죽는 줄 알았다....

기침이 정말로 폐랑 목구멍 찢어질 듯이 나옴

엄마한테 옮았는데 엄마는 가벼운 감기였는데

괜히 천식으로 폐렴까지 가는 게 아니네 싶었음

후..너네는 이런거 걸리지마라

 

 

여행갈 때는 렐바와 벤토린에 나잘스프레이까지 껴서 꼭 가져감....

언제 어디서 기침발작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렐바와 나잘스프레이를 꼭꼭 사용하면서

올해 가을 겨울 처음으로 비염증상 없는 계절을 보내고 있다.

선생님이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을 때

귓등으로도 안 들었던 자의 최후...

후회공이 돼서 약 분리불안에 걸림..

 

 

 

 

 

아맞다 그리고!!!!

당근으로 새제품으로 구한

LG퓨리케어 기화식 가습기

성능이 기가맥히다

중소기업 제품과 차원이 다름...

정숙성, 습도유지, 청소방법 모든게 쵀고임

새로나온 에어로뭐시기? 도 궁금해짐

이건 꽤 나온지 된 모델인데도 이렇게 괜찮으면

그 뭐시기 프리미엄 가습기는 얼마나 좋길래요..

 

 

가을겨울엔 방에 습도계를 두고

40% 이하가 되면 꼭 가습기를 켠다.

가습기빌런이 돼서 가습기 물을 1.5일에 한번씩 채움.

이것도 루틴이 됐다...

물없다고 센서 뜨면 바락바락 갈아쥼.

 

 

그렇게 목관리 열심히 하고 렐바도 열심히 몇달간 사용했더니

천식발작은 아무리 춥고 건조해도 찾아오지 않고요

강철기관지가 되었다는 이야깁니다.

 

 

 

 

 

밤에도 머리맡에 벤토린을 늘 두긴 하지만

진짜 증상 관리 잘하니깐 요즘잘자쿨냥이 상태로 잠.

다들 건강합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