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구독 서비스 북저널리즘 구독 2일차 후기

 

 

https://www.bookjournalism.com/

북저널리즘 - 젊은 혁신가를 위한 콘텐츠 커뮤니티

 

콘텐츠 큐레이팅 서비스가 요즘 세상 공부 깨나 한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진다는 것을 안 지는 얼마 안 되었습니다. 원래 제가 시작하려던 콘텐츠 큐레이팅 시스템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년 구독 프로그램이었는데, 1년을 묶어서 시작하게 되면 가격도 만만치 않았고, 한 가지 언론사의 논지를 1년 내내 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한국어판의 기치가 제 가치관과 어느 정도 맞지 않는다는 점도 있었고요.

 

제가 선택한 북저널리즘 말고도, 퍼블리, 리디셀렉트의 아티클 서비스 등 스타트업 기업을 비롯한 콘텐츠 큐레이팅 플랫폼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퍼블리는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구독 서비스" 라는 슬로건을 내밀었고, 북저널리즘은 "젊은 혁신가를 위한 콘텐츠 커뮤니티"라는 헤드를 달고 있어요. 두 슬로건만 비교해 보아도, 아니면 두 웹페이지의 첫화면만 보아도 주요 타깃층을 어떻게 상정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일/직장'에 국한된 퍼블리의 서비스보다는 좀 더 넓은 시각이 필요했으므로 북저널리즘으로 자연히 끌리게 되었어요. 또 북저널리즘의 프라임 구독 시스템이 새로 프라임 라이트라는 상품을 내면서 첫달 무료 서비스를 한다 하여서 덜컥 가입을 해 보았어요. 

 

북저널리즘의 멤버십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제가 시작한 프라임 라이트Lite, 프라임 베이직Basic, 프라임 플러스Plus 입니다. 프라임 라이트는 월 6,500원, 베이직은 19,000원, 플러스는 26,000원입니다.

 

 

 

 

이 중에서 현재 프라임 라이트가 첫 달 무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어요. 첫 달이 무료인 점, 웹페이지의 직관성이 마음에 드는 점, 첫페이지 아티클 헤드라인이 담고 있는 내용이 끌려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시작해보니 장점도, 비판할 점도 보이더군요.

 

북저널리즘의 프라임 라이트 이용자들은 프라임 전용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프라임 전용 콘텐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매주 금요일 발행되는 한 주간의 전세계 정치, 경제, 사회 동향 리포트(World Wide Weekly, short for WWW)

 - 북저널리즘 오디오북(북저널리즘에서 주최하는 강연이나 아티클 정리한 리포트의 오디오 버전), 프라임 마크 ✔

 

아직까지는 이게 다입니다.

 

저도 좀 당황했어요. 왜냐하면 북저널리즘의 첫페이지에는 지적 욕구를 마구 자극하는 재미있어 보이는 제목들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첫 달 무료가 아니어서 6,500원이 빠져나갔는데 확장된 내용이 이것이 다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많이 실망하고 오히려 구독 취소를 고민했을 거에요. 월 4회 발간하는 뉴스와 프라임 마크가 달린 아티클들인데, 프라임 마크가 달려있는 아티클이 정말.. 희소해요. 이거 원. 희소, 희박 뭐 이런 단어들만 생각이 납니다.

 

다시 말해, 전세계 뉴스 단신과 한 시간 정도면 다 읽어버릴 아티클 때문에 6,500원을 쓰는 건 조금 아쉽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리디 셀렉트에서 제공하는 아티클 서비스가 낫지 않나 생각했어요. 리디 셀렉트는 월 9,900원에 멤버십 차등 없이 모든 아티클을 볼 수 있거든요. 북저널리즘에서 제공하는 가디언지와 같은 외국 정기 간행물의 해석본은 퍼블리나 리디셀렉트 아티클 섹션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어요. 같은 가격에 훨씬 적은 양의 정보를 제공한다면, 꼭 북저널리즘이 이 정책을 고수해야 할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아니라면 금방 도태될 테니까요.

 

그리고 오디오를 읽어주시는 분의 속도 조절이 불가능합니다. 이건 참 힘들어요. 진짜 모니터 멱살 잡고 빨리 말하라고 닦달하고 싶을 정도에요. 싸강도 2.0배속 이상이 있다면, 하고 늘 바라는 저에게는 너무 가혹해요.

 

 

 

북저널리즘 오디오는 팟캐스트와도 다르고 라디오와도 다릅니다. 그저 육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인데, 배속 조절도 되지 않아서 환장하겠어요. 각 아티클마다 읽는 데 소요될 시간이 몇 초정도라고 표시해주는데, 전 그것의 절반 정도로 읽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오디오의 느릿느릿한 속도도 못 견디겠습니다. 속독과 빨리감기에 적응하신 분들은 꼭 참고하세요.

 

이 모든 아쉬운 점을 뒤로 하고, 그럼에도 저는 프라임 멤버십을 한 단계 상향할 용의가 자꾸 생겨요.

 

북저널리즘의 아티클 내용들이 상당히, 아니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저를 현혹합니다. 미치겠어요. 6,500원이 아니라 프라임 플러스 서비스까지 단숨에 구독해버리고 싶게 하더군요. 미리보기 내용만으로도 지적 호기심이 날뜁니다. 세계 정세, 경영, 미래전략, 문화비평, 미소지니를 비롯한 약자와 소수자 문제와 같은 주제들 중 하나라도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북저널리즘의 모든 아티클을 다 소유해버리고 싶을 거에요. 재미있어 보이는 주제를 하나 클릭하면 미리보기 페이지가 나오는데, 그것만 읽어도 아, 다 결제해 버릴까 그냥? 하는 마음이 쑥 듭니다. 자장면 한 그릇 값 아깝다고 비꼬던 저는 어디가고 슬쩍슬쩍 멤버십 변경 페이지를 클릭하고 싶어서 발 동동 합니다. 좋게 말하면 제목 짓기를 잘 하고, 나쁘게 말하면 정말 낚시질의 귀재시네요.

 

어쨌건, 저는 북저널리즘 구독 2일차만에 제가 프라임 라이트 멤버십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버렸어요. 더 이상 북저널리즘 페이지를 여기저기 들락거리며 할 것이 없습니다. 나머지를 모두 보고 싶으면 결제해야 해서 고민이에요. 다음 달에 그냥 확 베이직으로 올릴까, 하고요. 확실히 베이직으로 올리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집니다. 이제 만 2년차로 접어드는 서비스이므로 그 동안 쌓인 아티클이 좀 있습니다. 베이직으로 올리고 나면 한 동안 지적으로 배부를 것 같아요. 읽을 거리가 갑자기 확 늘어나니까요. 궁금해 미치겠던 이야기들을 알게되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만, 기사가 올라오는 텀을 일단은 한 달동안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아직은 직원 수가 많지 않아서 기고와 번역, 정리만 해도 할 일이 많은 스타트업일텐데, 너무 큰 기대를 해도 안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