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저널리즘, 코멘트들

 

 

 

 

 

 

https://www.bookjournalism.com/news/16112

권력의 이름으로 — 북저널리즘 - 젊은 혁신가를 위한 콘텐츠 커뮤니티

  제프리 엡스타인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미성년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강요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2천여 쪽의 폭로 문건이 추가로 발견되자 구치소에서 자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앤드류 왕자를 비롯한 수많은 정치가들은 생전의 엡스타인이 저명한 금융가였기에 그와 긴밀한 접촉을 해왔으나, 그의 성추문이 일어나자 모두 그와의 커넥션이 전혀 없었다 주장했는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단 한 마디의 말도 섞은 적 없다'며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었죠.

  이 경우 안희정이 대체 뭐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인간적 도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존중되어야 하는지 우스울 따름입니다. 엡스타인이 자살했기에 더는 죄를 물을 수 없어 그의 모든 범죄 혐의가 '기각처리 되었다는 점'이 이미 성범죄자로 빼도 박도 못하게 빨간 줄 그어진 안희정씨와 대치되는 유머 포인트가 아닐런지요.

  또 윗 댓글에서 한 분이 지적하신 '공정 보도'의 맹점을 짚어보고 싶습니다.
어떤 나라의 국회에서 여당이 70%넘는 의석수를 차지했다고 한다면, 공정한 보도를 위해서는 정책 사안에 대한 여당의 의견을 70%, 야당의 의견을 30%로 보도해야 하는 것이 공정한 보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뉴스는 여, 야의 의견을 절반씩 할당하지요. 그렇게 되면 과연 그 보도는 공정합니까?

  이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거물급 인사들이 성범죄자에게 조화를 보낸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셉니다. 제가 보기엔 공정한 보도를 위해 이세영 에디터가 궁벽한 곳에 계신 분의 '도의 어쩌구 인간에 대한 예의 어쩌구' 의견까지 찾느라 참 힘드셨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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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ookjournalism.com/news/16371

애도하거나 애도할 수 없는 죽음 — 북저널리즘 - 젊은 혁신가를 위한 콘텐츠 커뮤니티

 

  박원순이 현직 시장이었다는 점, 백선엽이 비교적 과거의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박원순의 사망에 대한 반응이 비교적 많다는 의견도 옳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백선엽씨와 다르게 박원순의 사망은 그가 사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적입니다.

  일각에서는 고소장이 접수된 후 거의 바로 그가 사망했기 때문에 그의 유죄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피해자를 고소인으로, 가해자를 피고소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천진한 발상도 존재하는 줄로 압니다만 제게는 일수차천으로만 보입니다.

  박원순의 사망이 그 사실만으로도 정치적인 이유는,

1.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를 수 없고, 가해자를 가해자라 명명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료될 것이고, 피해자는 영원히 가해자의 가해 사실을 소명할 수 없게 되었지요.

2. 여당 대표는 박원순의 성추행 고소 사실에 대하여 묻는 기자에게 예의가 아니라며 크게 일갈했고, 후에 사과했습니다. 그러더니 그 동안 성인지 감수성이 현저하게 적은 줄로만 알았던 야당에서는 갑자기 2차 가해가 우려된다며 서울특별시의 5일장을 거두라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지요. 길지 않은 민주국회 역사상 '돼지발정제'와 '달창' 등의 논란을 잇따라 낳아온 자한당의 후예답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여당 유력 대권 후보의 성추행 추문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활용되기 쉬운지 알 수 있습니다.

3. 박원순의 생전의 공과 업적을 폄하하기엔 웬 듣보 비서가 주장하는 성추행 사건이 극히 사소하다는 일부 성차별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경부고속도로를 만든 어떤 지도자에서부터 이어온 유구한 전통으로, 큰일하는 남자가 저지른 사소한 과오(물론 그들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겠습니다만)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줘도 된다는 발상입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인류를 위해 공헌한 성범죄자들이 이 변명거리를 앞세워 우리 앞에 등장할까요?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4년동안 참은 것은 솔직히 너도 즐긴 것 아니냐'와 같은 조롱을 들어야 할까요?

  우리는 계속해서 예민해져야 합니다. 자신의 죽음마저 몇 수 앞의 계산기를 두드려 결정한 어떤 나라 수도의 지도자를 반추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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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저널리즘에서 뉴스읽기 회원을 모집한다 하였을 때, [원하든 원치 않든 뉴스에 의견을 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바쁘기도 해서.. 안 할 줄 알고 신청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소식들이 손가락 드릉드릉하게 만들어서 몇 자 써본 내 의견 아카이빙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