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일기 04 - 수영 못 간 날은 짭생이다

 

 

 

 

 

 

화요일에 이어 수영 가는 날!

전날 필라테스 수업을 저녁에 듣고 호달달 떨며 잤는데 개운했다!

화요일도 수영을 했고, 수요일엔 필라테스도 하고, 목요일은 제일 몸이 풀려있는 날이다.

몇 번 일어나 봤다고 일어나기도 잘 일어나진다. 새벽 수영 두 번만에 수영과 사랑에 빠졌고요?

 

 

오늘도 준비체조를 하고 성인풀을 걸어서 한 바퀴 돌았다.

 

 

기초 4인방은 나, 나보다 어린 내 또래 A님(나에게 슈퍼 동안이라고 칭찬을 엄청 해주심!!!), B님(우리 엄마 또래의 아주머니, 지구력이 엄청 강하셔서 절대 멈추지 않고 유아풀을 계속 도시는 스태미나 왕), C님(물 공포증이 있으신 아주머니, 지각과 결석이 잦지만 나는 넘넘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유아풀에서 넷이 수영을 네 번이나 했더니 은근 친해졌다. 서로 샤워실이나 탈의실에서 보면 인사도 하고, 내가 그래도 나름 "수친"이라고 부를만 한 분들이다. 서로 자세를 보면서 다리가 더 깊이 들어가야 하는 것 같아요, 머리를 더 집어넣어야 하는 것 같아요! 같은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발차기 연습 하면서 서로 와, 힘들어 죽겠네요.. 하기도 하고.

 

 

 

 

 

그런데 왜인지.. 오늘 A님이 결석하셨다..

 

 

풀석님.. 다음주엔 꼭 오실 거지요...

 

 

 

성인풀을 한 바퀴 돌고 유아풀에서 20분쯤 자유형 발차기를 하며 킥판으로 돌기 연습을 했는데,

선생님이 수업 중반 쯤에 우리를 부르셨다.

 

 

"앞으로는 기초반 여러분도 초급 레인 맨 뒤에서 돌 거에요.

이 뒤로 들어오세요~"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됐읍니다...

 

 

 

 

 

B님이 나를 등떠밀어서 내가 먼저 갔다..

 

두 바퀴쯤 돌자 어느새 강사님께 붙들려 온 B님이 나와 함께 킥판 끼고 자유형 발차기를 시작하셨다. 맨 앞에는 남자 회원님들이 접영, 평영, 배영을 번갈아 연습하며 선두를 지켰고, 맨 꼬리에 나와 B님이 섰고, C님은 아직도 물이 무서워서 고개 넣는 게 잘 안 되셔서 혼자 음파연습을 하셨다.

 

 

 

뒤에서 무섭게 선두가 날 따라온다...

이러면 꼴찌로 가고 있는 거긴 한데 거의 뒤에서 1등이 쫓아오는 격인데요..

 

 

 

다 끝나자 선생님이 뺑뺑이 열심히 도신 앞의 회원님들을 보내고 나와 B님을 불렀다.

"두 분 너무 잘 하세요. 앞으로는 유아풀 가지 말고 성인풀에서 계속합시다. 다음 주부터는 성인풀로 바로 오세요."

 

 

야호!

나오자마자 호달달 떨리는 허벅지로 덜덜 샤워실로 걸어가며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리를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