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일기 05 - 저 혼자 두시고 안오시면 저는 어떡하라구요...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서 수영얘길 했다.

이미 내가 꼬셔서 세 명이 다음 달 수영 등록을 하기로 했다.

내가 얼마나 하루 종일 수영, 수영 하고 다녔으면...

 

두 명은 나와 같은 센터를 등록하기로 했고,

한 친구는 사는 곳 근처에서 등록하기로 해서 나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다.

수영복은 뭘 입어야 하는지, 수영복 컷은 뭔지, 수경은 뭘 써야 하는지,

등록은 어떻게 하는지...

 

 

 

 

하. 잘 들어 봐. 내가 강의해 줌.

 

 

고작 수력 3주차면서 별 알은 체를 다 했다!

 

 

 

수영 화목반의 꽃말은...

목요일 오전부터는 슬퍼질거야..

다음 수영하는 날이 화요일이라면 나는 월요일 밤부터 기뻐질거야...

일듯..

 

 

나는 수영이 너무 좋은데 목요일부터 다음 화요일까지는 너무 멀다!

 

 

다음 달에는 월수금 반으로 등록을 하거나,

수업을 다 못 들을 수는 있어도 월화수목금반...?(미친 듯)을 등록할 작정이었는데

나와 같이 초급반을 듣고싶다는 친구가 화목반으로 시작해보고 싶다 해서

다음달까지는 일단 나도 화목반에 남기로 했다.

 

 

 

다소 희망적인 것은..

나는 수강신청이 1초컷이었는데, 친구의 수강신청이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왜냐하면 오늘 기초 4인방 중 나만 출석함.

여러분 다 어디갔어요..?

3주만에 나가리된 기초반 4인방.

 

 

 

 

어제부터 무슨 북극한파가 온다 하더니

오늘 갑자기 추워지긴 했는데..

수영장이 한산한데요....?

체조하는데 전체 대략 스무 명 왔는데..?

 

 

 

 

 

 

오늘따라 나도 전기장판이 너무 따듯해서 빠져나오는 데 너무너무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래두 나왔는데

기초반 네 명 중 세 명이 안 나오면 나는 어떡합니까..

내가 그렇케.. 나쁩니카

 

 

게다가 우리 집이 공사중이어서 택배를 미처 못 뜯어보다가 나중에 뜯은 수모가 스크래치가 나서 왔는데

반품할 기회를 놓쳐서 에잇, 설마 찢어지겠어? 하고 그냥 가져왔는데

 

 

순식간에 찢어졌다.

 

 

옆에서 샤워하시던 상급반 여사님들이 나를 옹기종기 모여서 걱정해주시면서 선생님께 빌리라고 조언해주셔서 강사님께

저 수모가 찢어졌어요 ㅠㅠ..

하고 다가갔더니 남아도는 수모 중 하나를 빌려주셨다.

 

 

강사라고 써 있었다.

 

 

초보가 쓰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강사님이 나를 보시곤 수영 개 잘해보여요. 👍 라고 하셨다.

 

 

아무튼 나 혼자 킥판에 자유형발차기만 할 줄 알고

나머지 분들은 이미 저번 달도 수강하셔서 진도가 빨랐다.

맨 꼬리에 붙어서 따라가는데 자꾸만 1번 횐님이 뒤를 바짝 쫓아오신다

(느낌만 그랬지 실제론 안전거리 지키셨음)

 

 

세 바퀴쯤 자유형발차기로 돌고 있을 때, 선생님이

"너무 잘하는데? 그냥 진도 나가야겠다."

하셨다.

 

 

 

 

마음과 다르게 시키는대로

착착 한쪽 팔 내밀고 한쪽 팔은 옆구리에 쫙 붙이고 측면으로 호흡하며 나아가는

'사이드킥'을 배웠다.

 

 

 

 

이런 자세임.

 

 

문제는 내가 잘 나아가긴 하는데 머리를 괴고 있는 어깨에 지나치게 힘을 주고 나아가다 보니 어깨가 빳빳하게 굳어서 힘을 빼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더구나 그냥 가도 수시로 코와 입으로 물이 들어오기도 하고, 바로 옆 레인이 교정반 레인인데 접영열차 한 번 지나가면 코와 입으로 물이 왈칵 들어와서 코를 소금물로 좍좍 청소를 당하며 풉켁켁 하고 물에 빠지기 일쑤였다.

강사님이 나 빠지는 거 보고 호탕하게 웃으심...

 

 

몸이 기우뚱하니 빨리 나아가서 빠지지 않으려고 버둥대니 숨은 차고 다리는 터질 것 같고..ㅎ

 

 

결국 강사님의 잘한다, 잘한다 칭찬에 마지막에 사이드킥하며 호흡하기 까지 배우고 끝났다.

정말 잘 하는 거 맞아....?

거대한 수영 기만 세계관 아냐.?

 

 

 

 

횐님들.. 목요일엔 꼭 나오세요.

여러분이 안 나오시는 만큼 레인이 비면

그 레인 도는 사람들은 죽어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