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일기 07 - 수영본능

 

 

 

생리 끝나고 나서 본격적으로 몸이 가벼워지는 타이밍일까? 워밍업 두 바퀴가 많이 힘들지 않았다. 4주차쯤 되니 수영장의 루틴이 점점 적응이 된다. 59분쯤 샤워실에서 수영장으로 내려가면 체조하고, 체조 끝나면 레인으로 들어가서 걷기 한 바퀴 하고, 킥판을 받아서 워밍업을 두 바퀴 돈다! 가끔은 세 바퀴.. 오늘은 기초반 4인방 중 포기하지 않으신 아주머니 한 분이 같이 오셔서 인사도 하고 즐겁게 시작했다. 다음 달부터는 저녁반으로 옮기신다고 하셔서 그러시냐고 인사하고.. ㅠㅠ(그럼 저 혼자 남는데요) ㅋㅋ 그래도 워밍업이 잘 나가져서 기분은 좋았다!

 

 

 

 

 

 

어린 아기들은 양수 속에서 헤엄치던 기억이 남아있어서 가르쳐주지 않아도 수영을 곧잘 한다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물속에 있었으면서 수영하는 법을 잊게 되는 건 자연스레 땅을 딛고 살아가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인 걸까. 왜 콧속으로 입속으로 귓속으로 들어오는 물이 그렇게 무섭고 따가운 걸까?

 

 

 

 

갓난아기 때 몸으로....

 

 

 

 

 

 

회원이 많이 빠진 레인은 한산 그 잡채라서 훨씬 더 빠르게 뺑뺑이를 돌았다. 나는 배영 발차기와 사이드킥, 사이드킥 호흡 발차기를 연달아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허벅지가 덜덜 떨려서 돌아오는 거는 걸어서 돌아오기도 했다.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내가 아직 한달 차 수영초보이긴 하지만 어떤 영법은 기존 회원님들보다 빨라서 잘 따라가기도 했다는 것..! 4주차 수영초보가.. 이렇게나 성장하고 있습니다! 얼굴이 시뻘개져서 터질 것 같았지만...

 

 

 

 

 

 

꼴찌이기 때문에 바로 따라오시는 1번님께는 너무너무 죄송할 따름이다. 25m를 사이드킥으로 가며 음파음파 호흡연습을 하니 너무 힘들어서 발차기가 느려졌다. 그러자 내 뒤에 간격 두고 오시던 1번님이 다른 영법으로 오시다가 접영으로 슬쩍.. 영법을 바꾸셨다(접영은 숙련자가 아니면 느리게 가기 때문에 앞사람과 간격 벌리기, 속도 줄이기 영법으로 좋음) ㅋㅋㅋ ㅠㅠ 그래서 턴 지점에서 죄송하다고 제가 너무 느리다고 사과했더니 ㅠㅠ 1번님이 괜찮다고 너무 무리하지 말고 갈 수 있는 만큼만 가라고 격려해주셨다! ㅠㅠ

 

 

 우리 레인은 1,2,3번님이 모두 남자인데, 모두 다 험상궂게(?) 생기시고 몸매도 험하셔서(?) 나 혼자 뒤에서 쫓아오는 남자횐 세 명이 몽땅 무서웠는데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더군다나 한 분은 다음 달 중급반으로 승급하신단다!.. 초보반이라 텃세 없고 서로서로 북돋아주는 분위기라서 행복수영 즐수영 했다. 다른 수영장은 텃세도 있고 서로 데면데면하다는데 우리 새수2반은 분위기가 너무 딥하지도 않고 적당거리를 유지하면서 좋은 것 같다.

 

 

수영하고 나오니 서울에서 수영장 수강신청을 한 친구가 새벽부터 긴 기다림 끝에 수영 등록에 성공했다고 카톡을 보내왔다. 나로 인해서 다음 달에 수영 등록을 하게 된 친구가 네 명이나 되는데, 네 명이 모두 수영을 즐거워했으면 좋겠고 같이 즐기면서 성장하는 수영인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