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일기 08 - 수영 한 달 올 출석의 기쁨

 

 

 

 

10월 수영 일정의 마지막 날!

 

 

처음 수영 시작하던 날, 혼자 새벽에 깨서 가방을 챙겨서 가는 길에

어떻게 이 길을 매일 다니나... 앞길이 막막했는데

어느 새 이번 달 수영 강습의 마지막날이 왔다. 

 

 

와.. 근데 이게 무슨 일...

 

 

지각한 분들이 안 오셨으면 정말 초급반 5명이서 수영할 뻔했다. 제 시간에 도착한 회원들끼리 서로 입 틀어막고 허억.. 정말 이만큼만 오셨다고요? 헉.. 이러면서 웅성웅성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저 멀리서 내려오시는 조금 늦으신 회원분들..ㅠㅠ 안 오시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랐다고요!

 

 

 

 

또 5분쯤 지나니 슬금슬금 회원님들이 더 오셨다. 걷기 한 바퀴 하니 어느새 열 명 정도..💙 오늘은 강사님이 감기에 걸리셔서 비입수 지도를 하셨다. 그래도 꼼꼼히 회원님들을 챙겨주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는 "이번 달이 처음이라 잘 모르시니깐, 오늘은 한 달 강습의 마지막 날이라서 40분 강습하고 나머지 10분은 자유수영하다가 집에 가시면 돼요~" 라고 알려주셨다. 

 

 

아직은 내가 진도를 나가기에는 연습이 많이 필요한 상태라고 느꼈기 때문에 자유형 발차기, 배영 발차기, 사이드킥을 돌며 허벅지의 근력을 올리고 익숙해지는 데에 목표를 두었다. 이제는 사이드킥으로는 거의 일자로 나아가는 것 같았고, 배영 발차기는 여전히 양발 균형을 잡는 것이 부족했다. 

 

 

 

처음에는 킥판을 배쪽에 안고 발차기를 하다가 나중엔 무릎쯤에 킥판을 놓고 발차기를 했다. 무릎에 두고 가는 것이 더 어려운 느낌..! 상체가 좀 더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얼굴이 코와 입, 광대뼈쪽을 제외하고는 모두 물에 잠겼다. 그렇게 물에 잠겨서 나아가니 무섭지만 물에 파묻힌 느낌이 싫지만은 않았다. 강습 소리로 소란한 물 위쪽의 소음이 모두 푹 물속에 녹아들어서 어른어른하게 들렸다. 물길을 헤치고 나아가는 나의 움직이는 소리와 어룽하게 울리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게 들려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 순간에도 절대 천장의 타일라인을 노려보며 가야 합니다...

안 그러면 역시나 옆 레인에 부대껴서 어깨랑 머리를 긁으며 가게 된다.

 

 

저번주 목요일에 몸이 너무 무거웠던 건 생리 동안의 붓기 때문이었을까? 오늘은 슬슬 나가는데도 잘 가지는 느낌이었다. 나의 실제 속도랑 별개로 내가 물을 타는 느낌이 그랬다!ㅎㅎ

회원분이 적었기 때문에 오늘도 역시나 헉헉대며 수영...

 

 

 

 

 

강사님이 자꾸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더 힘내서 돌게 된다. 강사님이 마지막날인 오늘 결국 10월달 등록한 모든 회원이 나 빼고 나가리(..)된 걸 아시고 나에게 더 격려를 해주셨다. 이번 달에 새로 온 회원은 꼴랑 나 뿐이니 내가 무리의 가장 끝에서 헥헥대며 수영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분들보다 실력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만의 진도로 나갑시다!

 

라고 해주시는 강사님의 말에 나도 힘내서

11월도 으쌰으쌰 열수행수 해보자고 다짐했다. 

 

 

마지막 10분 자유수영은 강사님이 킥판을 빼앗으시고(...) 갈 수 있는 만큼 글라이딩 해보라고 하셨는데 정말 오메다...? 정도 갔다가 섰다가..ㅎㅎ 또 열심히 맨손수영 해보다가 허우적대다가 나왔다! 그래도 킥판없이 자유수영 해보는 것이 수영초보의 소원인데 역시 지금 실력으론 아직 안 된다는 걸 10분 자유수영으로 알아서..^^; 이번주도 자수는 글렀구나! 생각하며 터덜터덜... 10월의 마지막 수영을 끝냈다.

 

 

 

 

11월도.. 일단 해보자!

 

 

 

 

 

새로 수영을 시작하는 친구들을 위해 수제 수경끈을 만들어 보았다! 사실은 내 수경도 압박이 심해서 수영 끝나고 나오면 개구리 왕눈이가 되기 일쑤였고, 수모까지 미끄러져서 훌러덩 하는 바람에 여러가지로 수영도 장비빨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던 차에 새로 수영을 시작한다는 친구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서 직접 만들었다.

 

 

랜덤알파벳 철자를 시켰더니 친구들의 이니셜이 많이 없어서 원하는대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하나하나 줄을 꼬아서 만들면서 친구들이 제발 수영을 즐거워하기를.. 나처럼 물 속에서 무한한 자유를 느끼기를 바라며 만들었다! 내 것까지 총 5개를 만들었는데 밤마다 새끼줄 꼬며 지문은 얼얼해졌지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다음 번에는 그냥 만들어놓은 제품을 살지도...

 

힘드러!